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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PIE 37장 <두나무앤파트너스 애널리스트 박건호님>

2024년 PIE

by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소통팀 2024. 4.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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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PIE 37장 <두나무앤파트너스 애널리스트 박건호님>

인터뷰이: 16학번 박건호 님

 

 

Q1.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외교 부전공을 한 박건호라고 합니다. 현재 두나무앤파트너스라는 VC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산업공학과 선배들 중에도 VC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3학번에서 4학번 정도에 한 명씩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초기 팀들부터 후기 팀들까지 투자하고 있고, 저는 주로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스타트업을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Q2. 두나무앤파트너스라는 회사에서 담당하고 계시는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VC가 어떤 뜻인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금융업의 정의부터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금융업이 돈을 유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의 공급자와 수요자 간에 정보 비대칭성이 있다고 할 때, 이를 최적으로 연결하고 그 연결을 통해 생산된 부가가치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이 금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도 VC는 말 그대로 벤처 캐피탈, 모험 자본입니다. 모험 자본이란 확률이 조금 더 낮지만, 회사의 기업 가치 상승이 훨씬 클 수 있는 케이스들에 대해서 자원을 배치하고 효익을 함께 하고자 하는 곳VC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업비트라는 서비스로 가장 많이 알려진 두나무의 자회사입니다. 두나무는 상장 주식을 유통하는 증권 플러스, 최초에는 카카오스탁이라는 서비스로 시작을 해서, 비상장 주식도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코인, 토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인 업비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두나무의 자회사이고, 두나무로부터 증자를 받은 돈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회사에 온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산업공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제약식이 적으니 내가 푼 해가 Local Optimum보다 Global Optimum에 가까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섹터의 팀들을 만나야 할지, 또 초기 투자는 얼마 할지, 후기 투자는 얼마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 믿고 있습니다.

 

Q3. 현재 투자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이런 투자나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딱히 투자를 하고 싶어서 했던 것도 아닙니다. 사실 제가 어떻게 산업공학과를 오게 되었는지부터 말씀드리는 것이 맥락이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영어보다는 수학을 좋아했고, 과학보다는 사회를 좋아했던 문과였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순간까지도 문과였죠. 하지만 주변에 있는 것들을 정량적으로 해석하고, 예측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어 산업공학과에 오게 되었고, 투자도 생각보다 저와 잘 맞고, 잘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MCSA(맥사)라는 동아리를 했습니다. MCSA는 컨설팅 동아리인데, 컨설팅을 하다 보니 저는 조금 더 결과물과 닿아 있는 영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타트업 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금 회사와 연이 닿아서, ‘잠깐만 있어볼까?’ 한 것이 벌써 2년 반이 지났네요. 20214월부터 지금 회사에서 인턴을 시작했고, 6월 중순쯤 정규직을 받아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규직을 받을 때만 해도 저는 교환학생과, 전공 7과목이 남아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졸업할 때까지 어찌 될지 모르는데,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라는 가벼운 마음이 있었고, 결국 조지아 공과대학교에 교환학생을 갔다 왔습니다. 방학 때 회사에 복귀를 해서 일을 했고, 전공 7과목도 일과 병행하려고 했지만, 2022년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며 못할 짓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휴직을 하고 전공과목을 모두 들어 졸업한 뒤,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일을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투자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턱대고 투자, 금융 분야에 들어왔는데, 이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투자라는 것은, ‘엔비디아에서 그저께 B200이라는 반도체가 나왔다.’와 같은 워딩들, 정석적인 무언가를 회사의 정량적인 가치로 환산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정량적인 가치로 환산해야 이게 좋아’, ‘저게 좋아보다는 이거는 주당 천 달러야와 같이 여러 가치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논의할 수 있다 보니, 정성적인 가치를 정량적인 가치로 환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3-1 투자를 하는 데에 정성적인 지표가 중요할 것 같은데, 정성적인 것들을 어떻게 수치화시키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답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이 있었으면 금융이라는 것은 이미 누군가의 최적화 식에 의해 풀리고 끝났을 것입니다. 투자 관련 산업이 존속되고 있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고, 미래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방법론, 혹은 모델링은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숫자로 변환해 내는 과정인 것 같아요. 운동선수를 예로 들면, ‘역대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있다고 할 때, ‘우수하다는 것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온전히 제 생각입니다. 월드컵 우승 횟수, 챔피언스 리그 우승 횟수 등 각각의 지표들에 대해서 변수가 있을 것이고, 이 변수들에 가중치를 곱하는 과정이 있을 텐데, 여기서 변수와 수치는 정해져 있을 수 있지만 가중치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일단 목적함수는 50년 후 사람들이 역대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투표를 했을 때,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을 사람을 맞추는 것이겠죠. 후대 사람들이 뭘 중요하게 생각할지 예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그것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자본시장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다시 말하면 누구나 돈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미래의 값을 맞추는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맞출지, 나름의 로직이 필요한 것이죠. 방법론은 정해져 있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숫자로 표현해 내기 위한 의사소통의 언어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4. 전략적 투자와 재무적 투자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두나무앤파트너스는 그중 어떤 방식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나요?

저도 전략적 투자의 정의를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은데, 제가 느끼는 바로는 내가 투자하는 대상과 내 메인 비즈니스가 사업적으로 시너지가 날 만한 것이 있다.’고 하면 전략적 투자인 것 같습니다. 가령 내가 이 회사의 고객사일 때, 이 회사의 것을 특히 많이 사거나, 내가 이 회사의 공급사일 때 다른 회사보다 이 회사에 물건을 몰아주는 것도 전략적 투자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를 예로 들면, 엔비디아는 요즘 바이오, AI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이 회사들은 GPU가 필요한데, GPU는 모두가 원하고, 특히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조 단위로 사가고는 하죠. 스타트업들에게 GPU를 살 기회를 주지 않는 대신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에 GPU를 몰아준다면 전략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Open AI에 돈을 내고 너네 다른 GCP(구글 클라우드 플랫폼)AWS(아마존 웹 서비스) 쓰지 말고 Azure(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써.” 라고 하는 것도 전략적 투자입니다.

이런 면에서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전략적 투자보다 재무적 투자를 우선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재무적 투자라는 것은 재무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성격의 투자로, 전략적 투자가 아닌 나머지 투자를 재무적 투자라고 합니다. 두나무가 두나무앤파트너스에 2500억 원이라는 돈을 맡기며 몇 가지 큰 미션을 주긴 했지만,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두나무앤파트너스의 투자 전략이라고 하면, 정해져 있는 바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두나무가 왜 두나무앤파트너스에게 2500억 원이라는 큰돈을 맡겼는지 생각해 보면, 우선 모든 사업을 두나무가 할 수는 없고, 미래에 잘 될 만한 사업을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재무적 투자 관점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말하면, ‘넥스트 두나무’를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데이터가 새 시대의 석유라는 말을 믿는다면, 데이터가 기존 사업과 결합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일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나무가 잘하는 핀테크 영역이나, 헬스케어의 영역, SAAS 영역 등으로 큰 영역을 나누고, 데이터 혹은 딥러닝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투자를 하고 있죠.

 

Q5. 투자, 금융 계열의 진로를 결정하신 데에 산업공학과가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가 산업공학과에서 가장 많이 배웠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함수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모든 것은 인풋과 아웃풋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 알고리즘 내지는 블랙박스, 가중치, 기준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인과관계, y=f(x)를 파악할 수 없다면 y=f(g(h(x)))로 나누어야 한다와 같은 식의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산업공학과에서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 데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과목들은 홍성필 교수님의 경영과학 1’, 박종헌 교수님의 데이터 관리 및 분석입니다.

박종헌 교수님의 데이터 관리 및 분석수업을 들으면 얘네는 이런 관계, 쟤네는 저런 관계가 있다를 테이블 혹은 데이터베이스의 형태로 정리해 이 테이블은 저 테이블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이 테이블에서는 이게 키 밸류(Key value)를 찾아내는 활동을 많이 합니다. 수업을 들으며 물론 에러, 엡실론이 필요하겠지만 주변의 모든 것은 이렇게 논리적으로 그릴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 경영과학 1에서 배운 내용을 결합해, 모든 건 변수, 목적 함수, 제약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것이 제가 많은 것들을 인식함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만약 뭔가 문제가 안 풀린다면, 예를 들어 ‘y = wx’가 풀리지 않는다면 그 문제를 w1x1w2x2로 쪼개야 한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1차 선형함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 제가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 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산업공학과에서 코딩도 했고, 여러 수학적인 내용들을 증명도 했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기억에 잘 남지 않고, 제가 문제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은 정말 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투자, 금융에 영향을 끼쳤던 것은, 산업공학과 학생들이 많이 듣는 경영대 수업들 중 회계 원리’, ‘재무 관리’, 그리고 저희 과의 경제성공학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기업의 가치는 앞으로 이 회사가 벌어들일 현재 가치의 합인데, 경제성공학을 배우신다면 느끼시겠지만, 결국 모든 평가는 DCF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대표가 성실하다’, ‘대표가 똑똑하다와 같은 것들도 이 회사가 벌어들일 미래 현금의 현재 가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정량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산업공학과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Q6. 벤처 캐피탈과 투자업의 전망과 한계, 이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건호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딥러닝이 대체하지 못할 영역 중에 하나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결국 딥러닝이 대체하지 못할 것이 사람의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지만 투자는 의사결정에 관한 일이고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에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믿음의 영역, 베팅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물론 많은 빌드업과 증거가 쌓아 올려지지만, 결국 저 사람과 나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의 차이가 존재하고, 그것을 누리는 것이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대표님께서도 저에게 항상 투자의 핵심은 세 가지라고 하십니다.

첫째, 네가 믿고, 사려는 것이 무엇인가?

둘째, 왜 다른 시장 참여자들은 그것에 너만큼의 가치를 주고 있지 않은가?

셋째, 어느 시점에, 어떻게 다른 시장 참여자들은 네가 산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

엔비디아를 예로 들면, 사람들은 딥러닝에 GPU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예전에는 GPU를 그래픽카드로만 보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GPT 3.5 AI-use 케이스가 나왔을 때, 엔비디아가 뜰 수 있었죠. 지금 시장에도 이런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요즘 데이터 센터, AI를 돌리는 데에 전기가 많이 들어가니 전기 발전소, 데이터 센터를 냉각시켜 주는 시스템 등도 뜨는 것 같지만, ‘그게 언제, 왜 뜨는데?’는 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 큰돈을 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벤처 투자는 결국 ‘네가 다르게 믿는 게 뭐야? 그게 왜 올 거라고 생각해?’에 대한 믿음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딥러닝이 믿음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인터넷을 다 읽어흘러가는 방향을 봤을 때, 미래가 확률적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를 기반으로 인간이 베팅을 한다면 또 잘 모르겠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다라는 명제를 받아들이면, 투자는 없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투자의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저는 돈이 중력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돈은 투자를 잘하는 사람에게 몰립니다. ‘Winner takes All’이 강합니다. 이 일을 시작할 때에는 제가 선택한 일이 아웃풋에 대한 큰 권한과 책임이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결과물에 책임을 지고,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베팅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Q6-1. ‘투자를 잘 하는 것의 기준이 투자의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인지, 여러 투자를 성공하면서 커리어를 쌓고, 큰 돈을 벌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두 질문이 약간 다른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 투자를 잘하는 것이다.’는 조금 더 하위 변수에 관한 것 같고, 성공을 많이 한 것은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성공을 많이 한 것이니 레이어가 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성공을 많이 한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 확률과 내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해서 그 성공에 얼마를 베팅했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를 70% 확률로 성공하는데, 여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의 1%만 투자한다면, 큰 돈을 못 벌 것입니다. 성공할 때 크게 벌고, 잃을 때 적게 잃는 것이 실력이 되는 것이고, 이것을 어떻게 잘하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답을 하자면, 역사적으로 봤을 때 성공 사례가 많다고 투자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워렌 버핏이 위대한 사람이라고 칭송받는 것이겠죠. 투자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하는 세상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개조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노하우와 선입견이 동의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다는 게 무엇일까, 무엇을 알아야 하는 것일까, 그 알고 있다는 알량한 생각이 나를 발목 잡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혹은 워렌 버핏처럼 복리를 누리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고, 각자의 방법론이 있겠죠.

 

Q7. 산업공학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혹은, 학부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저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자마자 군대에 갔다 왔고, 바로 여러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동아리 활동들을 많이, 열심히 했습니다. 2학년 때는 ‘SSA’라는 홍보 동아리와그루라는 인문학 동아리를 했고, 3학년 때는 ‘MCSA’를 했습니다. 4학년 때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산업공학과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실 산업공학과에서 수업을 제외하고 무엇인가를 진득하니 한 게, 1학년 때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1학년 때는 술을 재미있게, 많이 마신 기억밖에 없네요. 지금도 당시에 술을 마셨던 친구들과 자주 만납니다. 16학번에는 금요술팟이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1학년 2학기 때는 거의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술을 마시는 모임이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술 마시고 토요일에는 후회하면서 다음 주 금요일에는 절대 술 마시지 말자.’라고 했지만, 결국 다음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다시 이번 주 모임에 참석할 사람을 묻는 투표를 올리고 모두 참석하는 것을 1학년 2학기 내내 반복했습니다.

 

Q8. 건호님께서 앞으로 꿈꾸고 계신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꿈꾸는 비전은 없고, 한치 앞만 보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내일 당장 죽어도, 죽을 때 이 정도면 후회 없이 잘 살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목표이자 비전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한 치 앞만 보고 오늘을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은 큰 변혁이고 기존의 룰베이스 알고리즘으로 프로덕트를 만들던 것과는 완전 다른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지만, 그게 또 제 비전이냐 하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한국에 대한 애착이 좀 큰 편이라, 한국의 출산율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그나마 비전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투자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기도 하죠.

 

참관 Q&A

Q1. 외교 부전공을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시에는 정치학과 외교학이 분리되어 있었고, 저는 원래 문과였기 때문에 정치, 외교 쪽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외교를 좋아했던 이유를 묻는다면, 외교가 하는 것이 국가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어떻게 말릴 수 있는지, 혹은 이 나라가 어떻게 더 잘 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것인데, 모든 사회과학이 그렇겠지만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역학 관계, 혹은 누군가의 니즈에 의해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매크로적인 움직임들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외교 부전공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Q2. 두나무앤파트너스나, 비슷한 유형의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건호님께서는 어떻게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알게 되어 인턴을 하시게 됐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MCSA(맥사)라는 동아리였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돈과 사업에 흥미가 있어야 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사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찾아 MCSA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브런치에 비즈니스 관련 글도 썼는데요,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인연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큰 영향을 준 친구 중 한 명이 17학번 유수민이라는 친구인데요, 수민이가 저보다 한 학기 먼저 MCSA를 하고 있어서 저에게 권유해 주었습니다. , 수민이가 조지아 공과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해외를 갔다 왔는데 너무 좋다고 해서, 저도 교환학생으로 같은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 MCSA에서 만난 선배들에게 스타트업 쪽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컨설팅보다는 스타트업 분야가 저와 더 잘 맞는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평소에 열심히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말하다 보면, ‘이 사람은 이런 것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으니까 어떤 사람을 소개해 주면 좋겠다.’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창발적 계기들에 의해서 사람을 소개받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받게 되니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다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3. 투자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어떻게 멘탈을 관리하시고 대처하시나요?

투자가 기대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이전의 세 가지 질문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로 내가 무엇을 샀던 거지?’로 돌아갑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의 특성일 수도 있고, 어떤 시장의 움직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직 안 온 것인가?’ ‘정말 안 올 것 같은가?’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VC에서는 어떤 사람의 특성이 유지되고 있는데 아직 발현되지 않거나 외부 환경에 의해서 억제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없앨 수 있도록, 혹은 없앨 수 없다면 견뎌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내 가설이 무엇이었지, 내가 지금 무엇을 샀던 것인지의 질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사고 싶은 게 유효한가’ ‘내가 온다고 생각했던 그 시점이 오고 있는 것인가 미뤄진 건가등의 고민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Q4. 벤처 캐피탈이 스타트업에 어떤 식으로 개입을 하게 되는지, 엑셀러레이팅 과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벤처 캐피탈의 스타트업 개입 방식은 투자하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서 더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기본적으로 가 아무리 고민해 봐야 스타트업 대표님만큼 그 이슈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더 모르는데, ‘제 생각이 옳으니까 제 생각대로 하세요.’고 말하는 것이 어불성설입니다. 이전에 이런저런 케이스들을 다루었어도 지금은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스타트업 대표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 편입니다. 다만, 스타트업에서 ‘y = x+z’라는라는 식의 y만 보고 있을 수 있는데요, ‘y x z로 나누어 봤을 때, x z가 모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환기는 시켜 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혹은 우리가 지금까지 y x + z로 봤는데, a + b로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우리 a + b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정도의 얘기는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5. 한 회사 안에 VC 분들이 여러 분 계시는데,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조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Best idea wins’인 것 같습니다. 물론 만장일치가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미래에 가장 유망한 아이디어를 주장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것이 회사 차원에서도, 그 회사의 구성원 차원에서도 더 합리적인 판단이겠죠. 논의와 논쟁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Q6. VC가 엑셀러레이팅 과정에서 집중하는 방향이 회사를 키우는 데에 있는지, 아니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확보하는 것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회사를 키운다는 부분을, 명확한 기준이 있는 워딩인 ‘EV(Enterprise Value)’를 사용하겠습니다. 회사가 커진다는 것은 EV의 절댓값이 커진다는 것, 혹은 그것의 1계 도함수나 2계 도함수가 커진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즉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은 이 회사의 기업 가치와 강한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기업 가치는 결국 회사가 벌어들인 돈의 현재 가치의 순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기업의 가치와 기업의 수익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SELF:IE 소통팀

*위의 인터뷰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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