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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PIE 41장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장희수 교수님>

2024년 PIE

by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소통팀 2024. 8. 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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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PIE 41장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장희수 교수님>

인터뷰이: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장희수 교수님

 

Q1.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09학번 장희수입니다. 지금은 숭실대학교 금융학부에서 교수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2. 현재 계신 금융학부와 담당하고 계신 과목들에 대해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숭실대학교는 경영학부에서 재무 과목을 배우는 다른 대학교들과는 다르게, 따로 금융학부를 만들어 재무 과목을 다룹니다. 금융학부 안에서 전통적으로 금융 학문이라고 하는 분야를 배우며, 최근에는 머신 러닝이나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과 관련한 과목도 신설했습니다. 이렇게 금융학부는 예전 과목과 최신 기술을 접합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과목 중에는 금융 수학이 있는데, 숭실대 학생들은 서울대생들이 수학 및 연습과 미적분학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이 과목에서 문 이과 통합적으로 배웁니다. 금융 특강 2는 제가 블록체인을 주로 가르쳤던 과목인데, 최근에는 폐강되었습니다. 2학년 때는 금융 프로그래밍 2라는 과목에서 파이썬 수업을 하고, 3~4학년 때는 블록체인 기술의 이해라는 과목에서 블록체인 기술 전반과 금융 산업에서의 활용 예시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Q3. 금융학과 산업공학이 학문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산업공학을 관통하는 흐름은 최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금융학 또한 목적은 최적화입니다. 어떤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예산 등의 제약 조건이 존재하고, 본인의 이득을 최대화하기 위한 목적함수가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최적화 과정이 산업공학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금융학에 관련해, 필요한 능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금융학에서 중요한 능력은 자신이 재무적 의사결정을 할 때 필요한 변수를 잘 정의할 수 있는 능력과,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잘 수집하는 능력입니다.

과거에는 금융 분야에서의 전통적인 방법론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글, 토스, 네이버, 카카오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에 점점 관여하며 재무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금융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필요한 정보를 예리하게 수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 박사 졸업논문을 작성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해당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박사 과정 때 머신 러닝을 공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금융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금융 시장에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가격입니다. 하지만 가격 데이터는 노이즈가 많아 분석이 어렵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던 중,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파생 상품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비트코인 뒤에는 블록체인이라는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는 구조가 존재하고,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래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하는 방향으로 박사 논문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후 관련 연구를 이어갔고 저의 박사 졸업에 큰 기반이 되었습니다.

 

Q5-1. 처음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지도교수님께서 비트코인을 소개해주시면서 새로운 종류의 자산 같으니까 조사를 해보라고 조언해 주셔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조사를 하다 보니 비트코인의 밑에는 블록체인이라는 데이터베이스가 있고, P2P로 열려 있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 금융 연구는 사적인 데이터가 많았습니다. 데이터를 쓰고 싶다면 특정 사이트를 구독하는 등 대가를 지불하고 얻어야 했죠. 이런 점 때문에 평소에 금융 연구는 닫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오픈하는 기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블록체인 프로그램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공부했고, 그때부터 이 기술이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5-2.
블록체인 DB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거래 내역을 다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려야 하는 정보는 비공개로 하는 추세지만, 처음에는 누가 누구에게 얼마만큼 송금했는지 계좌번호 주소를 비롯한 모든 데이터를 알 수 있었습니다. 거래 내역에 메모도 남길 수 있었죠.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가명)는 처음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를 할 때 메모에 영국 타임스의 기사 헤드 라인(“은행에 대한 구제 금융이 시작됐다”)을 적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기존 법정 화폐를 없애고 암호 화폐로 전환하자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의도를 추론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이더리움에서는 코드도 데이터베이스에 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들이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Q6. 최근에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최근에도 블록체인 관련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사실 제 박사 논문이랑 비슷한 연구입니다. 가격 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 소스 중 하나가 온체인 데이터이고, 지금은 그 온체인 데이터가 거래 데이터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냈다와 같은 거래 데이터들이 쭉 있는 것을 모아 거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죠. 최근에는 거래소들도 많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들이 어떤 거래를 했는지, ‘네트워크 상에서 이런 활동이 일어났을 때 가격 변동이 심하더라’를 파악하는 네트워크 분석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이더리움 시스템과 관련된 연구도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더리움의 장기적인 목표는 블록체인이 영원히, 잘 굴러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 안의 메커니즘이 디자인되어 있죠. 예를 들어 이더리움에서의 트랜잭션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수수료를 얼마로 책정하는 것이 모든 참여자들의 효율성을 가장 높이는가와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추어 메커니즘을 디자인합니다. 이더리움에는 일반 거래를 수행하는 참여자들도 있고, 블록을 생성하는 마이너 혹은 밸리데이터들도 있는데, (물론 밸리데이터들도 자신의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적은 수수료로 거래를 보고 싶어 하니, 그 메커니즘을 어떻게 디자인해 모두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 온체인데이터: 블록체인 상에서 언제, 얼마나 어디로 코인이 이동하였는지 기록되는 거래내역 데이터

* 밸리데이터: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주체

 

Q7. 학부생 때 했던 활동 중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일이 무엇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사실 저는 학부생 때 활동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과 친구들과 놀았던 것이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부해서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사회에 나와서 실제 일을 하다 보면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럴 때 그 분야의 전문가한테 물어볼 수 있다면 편한데, 이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이 학부생 때 사귀었던 친구들인 것 같아요. 당시에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다 같이 모여서 술 마시고, 체육대회하고, 어디 놀러 갔던 것이 사회적으로 만든 관계가 되어 나중에 제 일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딱 모르는 분야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바로 물어보면, 제가 A부터 Z까지 다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겠죠. 물론 그런 것을 생각해서 그때 친구들과 잘 지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학부생 때의 활동 중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같이 추억을 쌓은 것인 것 같습니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다는 것은 일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일하다가 지칠 때 1-2년에 한 번 정도 만나면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옛날 얘기를 하며, 리프레시가 되기도 하는 것 같네요.

 

Q8. 대학원 진학이나 교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사실 저는 취업하기 싫어서 대학원에 갔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그 학생의 목표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교수가 되는 것을 자신의 목적 함수로 삼으면, 개인적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굉장히 지겹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저는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학에 온 것도 아니고,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간 것도 아닙니다. 단지 대학원에 있다 보니 비트코인이나, 머신러닝도 계속 연구하게 되었고, 하다 보니 블록체인이 재미있었고, 취업을 하는 시기에 갈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교수가 가장 내가 재미있는 것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교수가 된 것뿐입니다. 그래서 교수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해 드릴 말씀은 딱히 없고, 만약 대학원 진학이나 교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그것을 왜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나는 이 분야에 이런 논문을 쓰고 싶고, 내가 이 학문에 이만큼 기여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대학원 생활을 더 알차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 제 친구들이나 같이 대학원에 진학했던 동기들을 봐도, 교수가 되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의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생이 되었는데, 그 연구를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논문이 나와 그 논문을 기반으로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연구의 끝이 교수가 아닌 다른 직업일 수도 있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교수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내가 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그런 생각 없이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가 되려고 한다면, 논문을 쓰는 작업은 지겹고 재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특정 분야에서 연구를 더 하고 싶은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에서 보람을 느끼는지 등을 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Q8-1.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 중 정말 공부가 좋아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진로 선택을 미루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을 텐데, 혹시 후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게 바로 전데요. (웃음) 선택을 미루기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학부생 때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동아리 같은 활동도 별로 안 했고, 친구들과 노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 지도 교수님께서 저에게 이걸 해라정해 주시지는 않지만 비트코인 같은 것을 연구해 보면 어떻겠냐와 같이 다양한 주제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학회를 가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도 볼 수 있죠.

그래서 아직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직업 자체를 찾기보다는 배운 것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면에서는 대학원 진학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에 좋은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대학원에 진학하면 수업도 많이 들을 필요가 없고, 대학원생의 신분을 이용해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정하지 못했거나, 자신의 삶의 목적이 아직 없다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목적을 찾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참관질문

Q1. 교수님들을 보면 처음부터 교수를 원해서 되신 분들은 많이 없던 것 같아서, 교수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으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맞는 부분도 있고,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출퇴근이 자유롭고, 내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 또 내가 뭔가를 해냈을 때 그것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논문을 쓰면 제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기 때문에 자식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죠. 단점이라면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원생 때는 연구실 안에 여러 친구들이 있고, 실험도 같이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교수가 되면 물론 학생들과 일을 하기는 하지만, 그건 제가 슈퍼바이저가 되는 것이지, 같이 일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만약 자신이 여럿이서 일하는 것이 좋다면, 교수라는 직업과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실용적인 부분에 덜 집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을 공부하고, 산업공학을 공부했으면, 실생활이나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얼마나 좋은지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교수의 관점에서는 계속 학문적으로 접근하게 되다 보니 상용화 과정에서는 많은 한계를 느낀다는 것도 하나의 단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산업 연계로 과제를 하며 해결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으니 자신의 개인 성향을 잘 보고 교수라는 직업이 맞는지 판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자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된 것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하면 교수보다 회사가 잘 맞을 수 있는 것이죠.

 

-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SELF:IE 소통팀

*위의 인터뷰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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