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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PIE 24장 <2023년 2월 졸업자 특집>

2023년 PIE

by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소통팀 2023. 2. 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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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 PIE 24<20232월 졸업자 특집>

인터뷰 대상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19학번 홍선희, 채성원
 

 

Q1. 파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홍선희: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졸업하게 된 산업공학과 19학번 홍선희입니다. 저는 3월에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 입사할 예정인데요.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됐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4년의 학부 생활을 통해서 얻은 경험과 추억을 통해서 힘을 받고 사회생활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성원: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19학번 채성원입니다. 이번에 학부를 마치고 조성준 교수님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연구실에 석사과정으로 진학하게 됐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뜻깊은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홍선희 님 졸업식 사진

채성원 님 졸업식 사진

 
 

Q2. 졸업 후 해당 진로를 결정하시게 된 구체적인 동기는 무엇인가요? 

홍선희: 저는 항상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생산 및 제조 분야와 데이터 분석 분야를 융합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품질 데이터를 분석해서 품질을 개선하고 또 최적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조업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3학년이 끝나갈 때쯤에 들었던 반도체 수업에 큰 흥미를 느껴서 반도체 산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제가 4학년 여름에 전환형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를 경험해 본 후 적성에 잘 맞는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채성원: 작년 9월 16일, 코로나-19로 인하여 3년 만에 재개된 산공인의 밤 뒷풀이에서 현재 학과장이신 이경식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조언이 대학원 진학의 촉매로 작용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시기에, 교수님께서 박사는 몰라도 석사까지는 해보라고 권장하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석사 학위가 일종의 break-even point라고 생각했기에 진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오늘날 초과학기와 휴학이 꽤나 보편적인데, 재수를 한 저는 4년만에 칼졸업을 하고 석사에 진학하여 학업과 연구를 이어나가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하여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산업공학과에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연구실에 진학을 결심한 가장 큰 동기는 바로범용성입니다. 과거에는 영어와 같은 제2외국어를 잘하는 능력이 요구됐다면, 오늘날에는 프로그래밍이 그 기능과 역할을 대체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리즘 및 모델링 측면에서는 이공계에서 함양하는 수리적 능력을 요구되지만, 데이터 분야는 본질적으로 사회에 가져다줄 수 있는 효용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상기한 점에서 데이터 분야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탐색과 사회 전반에 대해 관심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에서 다학제적 학업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데이터 분야의 석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이 제 관심사의 폭을 확장하면서도 깊이까지 더할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서 학업을 이어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Q3. 해당 진로로 진출하시는 데 중요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홍선희: 저 같은 경우에는 꽤 여러 가지가 작용을 했던 것 같은데 저희 과는 전공의 특성상 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다양한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 해야 효율적으로 분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또 제가 혼자 일하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일하는 걸 즐긴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도 참가하면서 저의 관심 분야를 또 확고히 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제품의 품질 데이터는 사실 보안상의 이유로 평소에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제가 전환형 인턴으로 근무할 때 실제로 품질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해 보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것에 흥미를 느꼈던 게 반도체 산업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Q3-1. 그러면 어떤 경진대회랑 공모전을 참여하셨나요?
홍선희: 우선, 제가 사실 영화를 되게 좋아해서 영화 데이터를 직접 제가 구해서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저만의 어떤 주제에 맞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공모전에도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LH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주관하는 곳에서 도시마다 실제로 해결해야 하는 도시 문제가 좀 있어요. 그런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해서 발표하는 대회에도 참가했었습니다.
 
 
채성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범람하는 현대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카카오의 김범수 선배님과 같이 창업과 기술혁신의 부푼 꿈을 안고 수많은 학생들이 본교 산업공학과에 입학했을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한편 정시로 입학하여 배치표 세상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절의 저는, 산업공학도로서의 구체적인 꿈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내 각 분야 최고 인재들이 모인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이점을 살리고자, 학부를 다니는 동안 다양한 단과대학과 학과를 넘나들며 제 성적표에는 일반선택으로 분류된 수많은 전공 과목들을 도전적으로 수강하였고 진로에 대한 탐색도 폭넓게 진행했습니다. 저는 졸업학점을 초과하는 143학점을 이수했는데, 필수교양은 주로 계절학기를 통해 치우고 정규학기에만 개설되는 타과 전공과목들을 즐겁게 수강했습니다.
 좋게 포장하면 탐색을, 안좋게 말하면 방황을 했던 경험이 역으로 대학원 진학의 결정에 대한 확신과 이제는 산업공학도로서의 깊이를 함양해야겠다는 무의식의 기저를 제공한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는 조성준 교수님의 연구실에 진학한 선배님들과 동기들에 비해 데이터 관련 과목을 수강한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구실에 진학이 가능했던 이유는 학부 2학년 1학기 때 학부 4학년 전공 교과목인 빅데이터 산업응용(조성준 교수님) 강좌를 수강하여 우수한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매 수업시간마다사회에 어떠한 insight value를 전달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반복하셨는데, 처음에는 해당 질문이 추상적으로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곱씹을수록 스스로 내놓는 대답이 구체화되는 과정 속에서 재미를 느꼈고, 빅데이터 AI 연구실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호기심에 참가한 금융권 대회에서 특허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입상한 경험 등도 연구실 진학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중요한 순간마다 제 주변에는 산업공학과의 든든한 친구들과 선배들이 있었네요.
 
 

Q4. 진학 및 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홍선희: 우선 저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학부 생활하는 동안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저라는 사람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사실 학교생활 동안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서로 겉보기에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경험들을 잘 엮어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또 해당 직무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어필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그것과 해당 기업, 해당 직무에서 지향하는 바가 맞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학부 생활하는 동안 들었던 수업, 수행했던 프로젝트, 또 공모전 경험, 기타 대외 활동들을 이렇게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면서 이걸 통해서 제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고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지 분석했어요. 그리고 이 중에서 어떤 점을 어필하는 게 가장 저에게 유리할지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래도 이 과정에서 취업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선배들 그리고 지인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채성원: ‘내가 대학원에 진학해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직 스스로도 내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석사 졸업을 앞두고 다시 인터뷰하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Q4-1. 그러면 혹시 학부 생활할 때 어려운 점이 있었을까요?
 
채성원: 사실 산업공학과가 워낙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학과라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선택지를 두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사실 갈피를 잡기가 되게 힘든 경험이 많았는데요. 결국 선희 같은 경우에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을 너무 깊게 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키울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하고 잘하는 것을 파악하면서 그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Q5. 학부생 때 가장 의미 있었던 강의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홍선희: 저는 공학 연구의 실습이라는 전공선택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왜냐하면 이 수업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원 연구실을 선택해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업인데 꼭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에서는 현재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또 어떤 연구 경향을 띠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 같은 경우에는 그 수업을 통해서 인턴 기회를 얻기도 했기 때문에 한 번쯤은 들어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전반기에는 제가 통계 학습 및 계산 금융 연구실 (이재욱 교수님 연구실)을 선택해 그곳에서 블록체인에 스터디를 했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한 챕터 씩 선택해서 그에 대한 발표 자료를 만들어서 직접 발표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또 후반기에는 데이터 마이닝 연구실을 선택해서 실제로 조성준 교수님과 대학원생분들이 어떤 과제를 지금 해결하고 있고 또 산학협력을 어떤 주제로 선택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그걸 참관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양 수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인문학 글쓰기입니다. 인문대, 사회대, 음대 등 굉장히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철학적인 주제를 잡아서 토론도 하고, 소논문도 쓰면서 의견도 나누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제 인생을 한번 고찰해 볼 수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채성원: 저는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을 포함하여 수많은 단과대학의 전공 교과목을 수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강의만 꼽는다면 교양 강좌를 선택하겠습니다. 바로 수영 교양인데요. 저는 코로나 시국에 해당 강좌를 수강했었는데, 당시 방역 수칙으로 인해 학내 포스코 수영장은 폐쇄됐었습니다. 하지만 전화위복으로, 학교에서는 각종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학사행정을 상당수 완화하여 운영했고, 그 결과 수영 강사님께서는 소위 학교 눈치를 덜 보셔도 괜찮았습니다. 그 덕분에 잠실대교와 청담대교 사이를 흐르는 한강 위에서 격주로 카약, 패들보드, 윈드서핑을 타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습니다. 많은 명강의가 있었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에도 제게 가장 큰 웃음을 준 강의를 가장 의미 있었던 강의로 선택하겠습니다.

 
 

Q6. 학부생활을 돌아보며 아쉬웠던 일이나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홍선희: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생활 동안 여행을 많이 가지 않아서 너무 아쉬운 마음이 커요. 사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타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과 추억들이 다음 학기를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하거든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다음 학기 수업을 미리 준비한다는 이유로 여행을 항상 미뤘었어요. 그런데 입사를 앞둔 현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대학생 때만큼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방학 때 짧게라도 여행을 자주 다닐 것 같습니다.
 
채성원: 한 가지 후회가 있다면 지난 학부생활동안 너무 많은 후회를 하며 살았던 점인데요, 돌아간다면 후회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보다 긍정적인 감정에 집중하며 살 것 같습니다. 저는 학부생으로 돌아가더라도 또다시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겠지만, 코로나와 마스크가 없는 가능세계에서는 해외여행을 많이 다닐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석사 졸업 후 병역 문제를 해결할 생각인데, 주변 친구들을 보니 남학우들은 빠르게 군대를 다녀오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Q7. 진로 결정을 어려워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홍선희: 저는 나이가 어릴 때부터 확실한 진로를 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1학년 때 생각했던 진로와 현재 결정한 진로가 완전히 달라요. 학교생활 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요. 오히려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나라는 사람이 커리어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인생에서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이런 근본적인 부분이 잡혀 있지 않으면 막상 진로 계획을 실천해 나가야 할 시기에 큰 혼란을 겪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아직 나이가 어릴 때 다양한 분야의 수업도 들어보고, 동아리, 인턴, 학회, 여행 등 경험은 최대한 많이 해보면서 자아를 확립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채성원: 사실 스스로도 진로 결정을 마쳤다고 보기 어려운 입장이라, 누군가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드리기가 대단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드리자면, 역설적으로 진로에 대해 너무 크게 고민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진로 계획은 불확실성에 취약한 존재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라는 격언을 소개하면서 진로 조언을 매듭짓겠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진로보다 더 본질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후배님들에게 ‘행복’이라는 목적함수를 최대화하는 문제를 물어본다면 아마 개인마다 서로 다른 변수, 그리고 저마다의 가중치를 모델링할 것입니다. 인생의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와 그 중요성이 사람마다 상이한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죠.
이때 저는 우리가 모두 잊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의 제약조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하는데요, 바로 인생은 최선의 선택과 그 결과로만 매개되는 곡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있지만, 전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반박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이과로서 속도는 그 자체로 향을 갖는 벡터 개념이라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표현상의 오류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두 번째 이유인데, 그건 바로 당장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이 미래의 불확실성과 다양한 변수들을 온전히 반영한 것이 아니므로,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세운 방향과 계획이 딱히 의미 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만의 속력으로 최대한 달리기도 하다가, 때로는 좀 쉬기도 하세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먼 훗날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인생은 큼지막한 자취로만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은 가끔씩으로 충분하고, 그냥 열심히 살고 재밌게 살다 보면 각자 그리게 될 삶의 자취는 고유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분명히 꽤 멋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니 방향보다는 속력입니다. 적어도 아직 젊은 우리에게는 그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물음으로부터 그럴듯한 대답을 얻기를 바라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이성과 감성은 그 기능이 다를 뿐, 이성이 언제나 삶을 대하는 우월전략이 아님을 깨닫는 데에도 많은 경험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매 순간 행복과 같은 근본적인 감정에 충실하게, 더 나아가 공학도로서더 나은 세상이 무엇인지 스스로 끝없이 재정의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분명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8. 해당 진로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선희: 최근에 경제도 안 좋고 또 취업하기가 너무 힘들어지면서 쌓을 수 있는 스펙은 다 쌓아두었는데 왜 계속 불합격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저는 이럴 때일수록 자신만의 콘셉트를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학벌이 좋고 스펙이 우수해도 자신만의 뚜렷한 이미지 인상이 없으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해서 심도 깊은 분석을 하고 또 입장을 바꿔서 내가 고용주라면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을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에 자신이라는 사람을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을 하나 내세운다면 저는 어떤 회사든 다 뚫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성원: 자교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그냥 물 흐르듯이 5, 6학년 내지는 초과 학기 다닌다는 건강한 마음으로 입학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현재의 제가 그렇습니다.
 다소 부족한 선배이지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최선의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셔도 된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청춘이 그러하듯, 아마도 우리는 각자의 계산기를 두들기며 어떻게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특히 최선을 넘어 최고를 탐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이 와중에 최적화까지 추구하는 산업공학과 학우들은 더더욱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기한 바처럼, 우리의 인생은 어차피 우리 뜻대로 안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한 자세로 미래에 대응하자는 것도, 많은 고민의 과정이 의미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단지 제 경험상 지나친 고민과 부정적인 감정에 쏟는 시간만큼 아까운 것이 없다는 휴리스틱 기반의 결론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행복의 목적함수를 설계할 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제약조건을 잊지 않는다면, 불확실성으로 요약 가능한 우리의 미래에 담대하게 맞설 충분한 준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너무 지나치게 걱정하고, 고민하지 마세요. 먼 미래의 순간에 대한 고민에 사로잡혀,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마저 하나의 기준이라면, 그냥 생각 없이 사는 게 나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인생의 굵직한 고민은 잠깐씩으로 충분하고, 실천과 사랑의 시간을 길게 가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게 제가 서울대학교에 다니며 여러분과 선배들로부터 배운 행복의 최적해입니다.
 
 

-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회 LOOK!E 소통팀
*위의 인터뷰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OFFICIAL_SNU_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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